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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

파랑새가 들려준 이야기(2017/4/29) '파도를 거스르며' PC1 후기

시나리오: 파도를 거스르며


PC 1: 당신은 심유영과 친구이자 같은 k항구 출신이다. 비록 집 자체가 C시로 이사오면서 가족이 여기 살진 않게 되었지만, 여기 마을 사람들 대 부분과 면식이 있다. 당신의 사명은 심유영의 장례를 무사히 치르는 것이다


http://eserin5.wixsite.com/insanetrpg/blank-2/%ED%8C%8C%EB%8F%84%EB%A5%BC-%EA%B1%B0%EC%8A%A4%EB%A5%B4%EB%A9%B0



아링님의 친절한 설명과 마스터링과 다른 플레이어분들의 재치있는 롤플레잉으로 원활하고 재미있게 플레이 했습니다.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후일담은 제대로 나누지 못했네요..


이하는 플레이 중 재미있었던 일화 복기 형식의 후기입니다.


스포일러 주의. 플레이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스포일러는 가리긴 했습니다만, 자의적인 판단이므로 참고해주세요.


<1. 캐릭터 시트 작성은 즐거워>

나: (캐릭터 시트에 이름을 옥수수 라고 적는다)

마스터님: 거기는 닉네임이 아니라 캐릭터 이름을 적는 란이에요

나: 성이 옥이고 이름이 수수 예요



<2. 지역감정>


나: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요소거목위키의 내용가 수상하다고 좀 더 알아보자고 주장한다)

PC 3,4님의 롤플레잉: 그건 그냥 K항구 마을의 전설 같은 건데 PC 1님 너무 오컬트를 믿는 거 아니에요? 저희는 별로 믿겨지지 않아요

나: 지금 K항구가 촌구석이라고 무시하는 거예요?!?!


나: (아까 본 시나리오 요소1물 속에 들어가 있던 마을 사람들을 이야기하며 다시 한 번 이상하다고 주장한다)

PC 3,4님의 롤플레잉: 에이 그건 그냥 민간 건강 요법 같은 거 아니에요?

나: 저 어렸을 때 이 K항구에서 살았었는데 그런 거 없었거든요?!?!


나: (아까 본 시나리오 요소2하늘에서 내리는 방울를 이야기하며 다시 한 번 이상하다고 주장한다)

PC 4님의 롤플레잉: 에이 그건 좀 이상하긴 했지만 그건 자연현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어디서 본 적이 있어요


*이후 PC 3,4님은 에필로그에서 혹시 불쾌하시지 않았냐고 물어봐주셨어요

캐릭터 설정에 따른 롤플레잉의 일부로 즐겼으며 특정 지역명, 혹은 그를 암시할 수 있는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았음을 밝혀둡니다.



<3. 사명에 충실했을 뿐>

[ 시나리오의 방향 결정에 대한 조킹 중 ]


PC 4님: 저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유영이 되살리기 의식시도해보고 싶어요

PC 3님: 저는 PC 4와 충성충성충성 감정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PC 4의 말대로 하자고 생각해요


나: 하지만 그걸 시도하면 (PC 1인 나의 사명에 어긋나는)유영이가 심해 바닥에서 영원히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유영이가 정말 그런 걸 바랄까요? 저는 그냥 유영이를 편히 쉴 수 있도록 시도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PC 2님: 유영이는 (그걸)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나길 바랄 수도 있죠!


나: 알겠어요 그럼 PC 2님이 죽으면 PC 2님은 그렇게 만들어드릴게요 유영이한테도 친구가 생기는 셈이고.. 그런거라면 찬성이에요


PC 2님: 아아니 잠깐만요



<4-1. 지역감정(2)>

PC 3,4님: K항구의 전통장례 방법은 K항구 사람인 PC1님은 알고 있는 정보일 것 같은데.. 그게 뭐예요?

나: 아까 K항구 사람을 무시했기 때문에 알려드리지 않을 거예요ㅡㅡ (<-사실 이때는 나도 몰라서 이렇게 둘러댐)


<4-2. 사명에 충실했을 뿐(2)>

PC 3,4님: (유영이를 살려내는 의식을 해보자고 주장중)

나: 유영이의 친구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친구의 시체를 바다 속에 던져보자 그럴 수가 있어요?!?!


<4-3. 둘러댔는데 사실은>

나: 아까는 이걸 말하면 PC 3,4님을 말릴 근거가 빈약해지기 때문에 말을 안했는데요...

K 항구의 전통장례 방법 자체가 수장이긴 해요........



<5. 물고기는 소중하니까>

PC 2님: 물고기가 들어있는 어항을 살펴볼게요. 사용할 특기는...

나: PC2님 특기에 '맛' 있으시네요 그거로 해보세요!!!!!


"맞아요 PC 2는 유영이의 술친구 캐릭터였으니까! 술안주로 회를 먹기도 하니까요!"

"아까 유영이의 장례식장에 다녀왔으니까 거기서 술도 한 잔 마시고 온 김에!"


PC 2님: 맛보겠습니다...

마스터님: ㅋ ㅋㅋㅋㅋㅋㅋ네....... (너무 치명적인 스포라 표기하지 아니함)입니다.......

PC 4님: 저...... 그럼 물고기는 죽은 건가요?

마스터님: 아니오.... 맛만 봤고... 살아있습니다.....



<6. 물고기는 소중하니까(2)>

(감정 관계를 맺은 PC 3,4님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여 PC 2님의 비밀을 알아냈다!)

PC 3,4님 롤플레잉: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PC 2님 롤플레잉: PC 2는 바닥에 앉아 울기 시작합니다


나: (어리둥절) 뭐예요? 무슨 일이에요?

PC 3,4님: 그게..... 정보 공유를 안하고 힌트를 주기 애매한 거라서....

나: 나도 알려줘요 하여간 서울 사람들은 깍쟁이라니까!

PC 3,4님: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하지......

나: 그럼 그냥 제가 알아야 되는지 몰라도 되는 지로만 말해주세요.

PC 3,4님: 일단은 넘어가도 될 것 같아요.....

나: 뭐 그런거라면 저는 그냥 어항이나 쓰다듬고 있을게요 (쓰담쓰담)



<7. 물고기는 소중하니까(3)>

마스터님: 시나리오에 따라 장소를 이동했습니다(유영이의 장례식을 위해 배에 올라탔어요)

나: 물고기가 들어있는 어항은 제가 들고 이동한 걸로 해요 (유영이를 살려내는데 멸치를 사용할지 결정을 유보했기 때문에 )



<8. 단체행동>

[ 클라이막스 ]


마스터님: PC들이 모두 (조건을 달성해야버스에 타야) 그 후에 (다음 행동을 수행버스를 출발)할 수 있습니다.


나 <- 제일 먼저 조건을 달성하고 다른 PC들을 기다리고 있는 중


[ PC 4님 전투 중 주사위 실패]


나: 제 부적을 써서 PC 4님이 주사위를 한 번 더 던지게 해주세요

PC 4님: 감동이에요 ㅠㅠ 아까 시골사람이라고 놀렸는데...

나: 저 말고 다른 사람들도 (조건을 달성해야) (다음 행동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하니까 도와준 거예요



<9. 단체행동(2)>


[ PC 2님이 계속 전투에 고전하고 있다 ]


나: 마스터님, PC들이 모두 (조건을 달성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만약에 죽는 PC가 생기면 그냥 산 사람들끼리만 (행동을 수행)해도 되나요? 그럼 PC 2님이 빨리 성공하거나 아니면 죽기를 기다릴게요.



<10. 그외 감상>

제가 집에 들어간 후 맨 처음으로 한 행동이 유영이의 트위터를 확인한 거였는데, 이전에 어머니에 대한 정보공유는 모두 되어 있었던 상태라서 어머니를 되살렸나보다 라는 사실은 비교적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그 후로 유영이를 살릴지 말지 한참 조킹을 했네요.


에필로그에서 PC 4님께서 저를 수상히 여기고 계시다가 PC 2님을 조사한거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일전에 자캐커뮤에서도 ~흑막이 아니었는데 너무 열심히 활동한 나머지~ 흑막으로 지목당했던 경험이 떠올라 즐거웠어요 ㅋㅋ 제가 그렇게 뭔가를 숨기고 있을 것 같았나요? (신나는 답정너) 

PC 1의 감정 특기를 슬픔으로 찍고, 유영이의 명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는 자세로 임해서 (유영이 되살리기 의식을 진행해보고 싶어하는 다른 PC분들과의) 진행 방향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지금 후기 쓰면서 돌이켜보니 PC들간의 사명이 적절하게 충돌하게 설정되어 있어서 중간에 즐겁게 조킹할 수 있었구요. 이점에 새삼스럽게 시나리오의 짜임새에 감탄했네요. PC1의 사명은 무사히 마쳤습니다. 뿌듯^^v


B급 호러 시나리오라고 알고 갔는데 긴장감이 딱 적당하고-특히 집에 들어간 초반까지는 꽤 으스스했어요- 유머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전환점이 분명해서 이런 지점에서 B급 호러 장르이구나, 유쾌했어요.


맨 위에도 썼지만 좋은 마스터분과 좋은 플레이어 분들과 함께한 덕분에 더 재미있었던 플레이였습니다. 제가 인세인이 처음이라 질문이 많았는데 적절하게 이끌어주신 아링님에게 감사합니다. 어항 속의 물고기를 맛봐달라는 무리한 제안에 응해주신 PC2님, 같은 학교임을 파악하고 빠르게 의기투합하신 PC3과 4의 충성충성충성-><-동경 상호플러스감정관계도 플레이 내내 재미있는 요소였어요. 다들 서로 도우며 협동해서 좋은 엔딩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기뻐요.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엔딩까지 약간 조마조마했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집에 가는 과정에서 우리 뒤에 젖은 발자국이 있다는 시나리오 문구를 듣고 PC 모두 사실은 이미 죽어서 바닷물 속에 몸을 담궜다 온게 아닐까, 버스를 타고 떠나면 (숙주 곁을 떠나는 거니까) 죽게 되는 거 아닐까 뭐 이런 상상이 들어서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아링님이 제가 이전에 했던게 크툴루의 부름이라 든 의심이 아니었을까 말씀해주셨는데 맞는 것 같습니다ㅋㅋㅋ


마지막으로 좋은 기회 마련해주신 주최와 스텝 분들에게 감사해요. 또 좋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