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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피

"Oya" -Ibeyi



검은 로브를 쓰고 얼굴을 가린 자가 따스한 바람에 실려 로렐라이 왕국에 도착했다.

 궁 앞에 닿은 그는 무릎을 굽어 땅에 자신의 손을 가져다 대었다.

동맥을 타고 흐르는 어두운 힘이 흘러들어가, 궁전의 기둥을 타고 천장과 바닥을 가로지르며 쉼 없이 뻗어나갔다.

혀가 닿는 곳마다 핥아 마비시키고 꺼지지 않는 열과 피 쏟음을 동반하는

그 게걸스러운 질병이 지체 않고 향한 대상은 왕좌였다.


"왕이여, 당신의 목을 틀어막는 것은 당신의 죄다!

시민들을 속이고 그들의 고난을 모른 채 한 죄이며

자유로운 이들의 뜻을 꺾고 제 가족을 죽인 죄이며

이 모든 일에 어린 희생양을 바쳐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 죄이다.

이 모든 죄가 피가 되어 당신을 덮치니

그 더럽혀진 손을 남에게 뻗어 도움을 청할 생각은 말라."